목동양궁클럽                                                                    

종별대회 후기... #3

전이삭 3 2,168


오후에는 여자부 70미터, 60미터 시합이 있었습니다. 남자 선수들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과는 달리 한결 정숙함이 느껴지는 경기장 분위기에는 추운 날씨 만큼이나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이 가득했습니다.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하며 최선을 다하는 진지한 모습에서 진정한 세계 최강의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오후에는 날씨가 오전보다 더 춥고, 바람도 많아졌습니다. 조용한 경기장에 활줄 튕기는 소리와 화살 날아가 박히는 소리만이 가득합니다. 연달아 들리는 활 소리가 어느새 잠잠해져서 둘러보면 바로 바람이 부는 순간입니다. 바람이 불면 선수들은 일제히 활을 내리고 타이밍을 조절합니다. 그 동안 오른손은 따뜻한 주머니에 넣어서 손가락을 녹입니다. 단 한발도 빗나감 없이 쏘기 위해서 활과의 싸움, 그리고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선수들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간간히 들려주시면서 함께 경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나라 선수들은 남녀 공히 세계 최강이지만, 여자 선수들은 더욱 더 확고한 세계 최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선수들이 한발 한발 사력을 다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사진도 찍고 동영상으로도 찍었지만,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무엇인가를 담아내기에는 부족해 보였습니다. 춥고 바람 부는 악조건에서도 여자선수들의 경기 결과는 매우 훌륭했습니다. 기록 또한 세계 최고의 기록 그대로였습니다. 추운 날씨에 모두들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저녁에는 실업팀 감독님들과 양궁협회 전무님을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활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부족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시합에 참가한 영학정 선수들에게는 임원 분들의 작은 격려 말씀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전무님께서 ‘누구나 활을 잡은 순간부터 양궁인’ 이라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하면서 여러 가지 좋은 말씀들을 들었습니다.

‘양궁인’으로써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야겠지요.

마지막 날, 남녀 모두 50미터, 30미터 경기가 남았습니다. 오전에는 여자부 경기가 있었습니다. 선수들에게 30미터는 누가 몇 발의 실수를 하는가의 싸움인 듯 했습니다. 10,10,9 – X, 10, 10 – X, 10 10 …… 제 10미터 기록 보다 뛰어난 기록들이 계속됩니다. 여자 선수들의 단거리 경기도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당연히 장거리에서와 마찬가지로 한발 한발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합니다. 어쩌면 단거리 경기가 더 긴장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단 한발의 실수가 그동안 얻은 점수를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다행히 오늘의 날씨는 어제보다 조금은 풀렸습니다.

오후에 있을 50미터 30미터 경기를 위해서 경기장 옆에 있는 보조 경기장에서 연습을 했습니다. 다음날 시합이 있는 중,고등부 선수들도 도착해서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50미터와 30미터는 장거리에 비해서 익숙하니까 편안하게 쏠 수 있을거라는 기대를 하며 조준을 잡기 위해 연습을 해보았습니다. 역시나 문제는 체력이었습니다. 힘이 모자라면 30미터에서는 클리커를 쓰지 않고라도 쏴 볼까 했지만, 끝까지 정석대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감독님의 말씀대로 어떻게든 클리커를 쓰면서 해보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드디어 오후 시합, 50미터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전날보다 조금 따뜻해진 날씨 덕분에 점퍼를 벗고 시합을 시작했습니다. 50미터와 30미터는 한 앤드 2분에 3발씩을 쏘게 됩니다. 50미터 조준발 6발을 시작으로 오후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첫 앤드에서는 왼팔 힘이 버텨주면서 3발이 골드 근처로 모아졌습니다. 함께 쏘던 선수들 보다 1점 정도 높은 첫 앤드 점수였습니다. 잠시 우쭐할 사이도 없이 두 번째 앤드 부터는 역시나 한 두발씩 실수를 내면서 제 실력(?)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영학정에 돌아와서 ‘3분 동안은 국가대표’ 라는 농담을 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잠시 흐트러진 정신을 바로 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각오를 했습니다. 어제 간간히 나왔던 타이밍 좋은 발사를 몇 발이라도 다시 쏘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경험이 부족한 저에게는 어제 하루의 경험도 많은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오늘 경기는 주어진 시간을 넉넉히 사용하면서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운영해 갈 수 있었습니다. 선수들에 비해서 약한 파운드의 활을 쓰기 때문에 50미터에서도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을 고려해서 최대한 바람 멈추기를 기다려가면서 쏘도록 해보았습니다. 실력은 하루 아침에 안되겠지만, 마음가짐 만큼은 어제, 오늘 보았던 진지하고 침착한 선수들 모습을 닮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기에는 36발, 12앤드는 너무 빨리 지나가 버렸습니다. 점수 역시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이제 남은 경기는 30미터… 가장 익숙한 거리이자 자신있는 거리지만 이제는 남은 체력을 어떻게 끌어 낼 것인가가 관건이었습니다.

20분간의 휴식 후, 마지막 30미터 경기, 30미터 표적지는 6점까지만 있는 작은 표적지입니다. 즉, 5점 이하를 쏘게 되면 0점 으로 처리가 되는 것이지요. 국가대표급 선수들에게 30미터 표적지는 노란색 밖에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만큼 30미터는 더욱 긴장되고 방심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하는 거리입니다. 또, 30미터는 사선에서도 육안으로 표적이 정확하게 확인 됩니다. 실수를 한다면 즉시 눈에 띄게 되는 것이지요. 저 역시도 남은 체력을 총 동원해서 큰 실수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경기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이틀간의 시합으로 체력은 떨어질 대로 떨어지고 어느새 집중력도 약해져 갔습니다. 경기가 끝나갈수록 결과에 대한 아쉬움 못지 않게 2박3일의 시합도 점점 끝나간다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한발 한발이 영원히 남을 대회 기록이 된다는 생각을 하니 그 의미가 더욱 크게 느껴졌습니다. 후반 들어서 더욱 강하게 활을 당기면서 조금씩 점수를 만회해 보았습니다. 36발 전부가 한결 같이 마지막 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집중했어야 했겠지만, 그러지는 못했습니다. 드디어 시합이 끝나고, 평소의 기록보다 한참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우선은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드디어 끝… 아니, 첫 번째 정식 시합을 시작했을 뿐 이겠죠?




마지막 4편에 계속됩니다.

Comments

임상사
  국내에서 동호인으로써 참가할 수 있는 가장 큰 대회를 참가하시면서 가지고 가셔야 했을 심적부담감 속에서
점수를 기록하기 상당히 어려우셨을 겁니다.
아마도 내년에는 더욱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시게 되지 않을까요? ^^;;
평소 실력이 대회에서도 이뤄지는 그날까지.. 화이팅 입니다 ^^//
전이삭
  심리적인 부담 못지 않게 급격한 파운드 상승과 클리커 미적응에 따른 체력적인 부담이 훨씬 컸던 것 같습니다. 이제 슬슬 42파운드로 적응해가면서 실력을 올려봐야겠네요. 이번 주말에 감독님께 600번 화살을 부탁드려두었습니다. 확실히 강한 활의 화살 집중도가 뛰어나더라고요. 물론 팔힘과 자세가 버텨준다는 가정하에서 말이죠. ^_^ 임상사님도 새로운 활이 오면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실 수 있겠네요. 날씨도 활쏘기에 좋아서 기대됩니다.
임상사
  저는 이제서야 지난 슬럼프(?)에서 살살 벗어날 기미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다시 270점대로는 복귀를 했거든요 ^^;
여세를 몰아 평일 연습을 강행하려고요 ^^
20m에 지난 실내대회때 구입했던 표적지 붙여놓고 다시금 화살의 집중도 훈련을 중점적으로 해보려합니다.
34파운드 여유있게 빼는 것 까지는 좋은데..정확도가 2월말에 비해서 너무 떨어지네요 ㅠㅠ
안나오던 6점 이하의 실수발도 꽤 나오고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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